1년만에 작성하는 체험단 사용기입니다. 과거 키크론 K1 체험단에 선정되어 사용했었을 때는, 로우 프로파일 제품 특성상 키 스트로크가 낮고 키캡이 평평하여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인 타건감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키크론 K12 제품은 전통적인 기계식 키보드 설계 방식을 그대로 가져온데다가, 키크론 특유의 편의성까지 겸비한 제품이라 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사용했습니다.
키크론 키보드의 장점인 macOS 키배열의 100% 지원, 블루투스를 통해 최대 3대의 기기간 빠른 전환과 연결, 유무선 겸용 등의 장점은 전작 제품들과 동일하여 따로 리뷰에 작성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키보드 본연의 목적인 만듦새, 타건느낌, 61키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Fn 레이아웃 배열, 스위치 핫스왑 편의성을 중점적으로 리뷰하고자 합니다.
제공받은 제품명(스위치 종류)
키크론 K12 White LED 기계식 핫스왑 청축(게이트론)
1. 언박싱
포장 방식은 무난합니다. 내부 제품 구성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 키크론 K12 본체
- USB-C to USB-C 케이블
- Windows용 여분의 보조키와 흑색 ESC키
- 키캡 리무버
- 축 리무버(핫스왑 제품에만 포함됨)
과거 USB-A to USB-C 케이블이 포함된 것과는 다르게 최근 모든 맥에 USB-C type 포트만 있어서 키크론에서도 USB-C to USB-C 케이블로 변경된 점이 눈에 띕니다. 이외에 핫스왑용 스위치 리무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핫스왑 가능한 제품이라 기존에 장착되어 있는 게이트론 청축을 제거하고 MX스타일의 3pin 또는 5pin 스위치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체리MX나 카일, 게이트론, 오테뮤 등의 스위치로 가능합니다.
2. 게이트론 청축과 키캡
제공받은 키보드의 스위치는 게이트론 청축입니다. 체리 MX호환 스위치 종류중 하나인 게이트론 스위치는 현재 모든 키크론 키보드 제품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체리 MX 호환 스위치라 체리축만큼 정교하고 안정적인 타건감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게이트론 정도면 무난하게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게이트론에서 마니아 층있는 제품은 리니어인 게이트론 황축이나 게이트론 흑축이 유명합니다. 게이트론 청축이 안좋은 제품은 아니지만 체리 청축에 비해서는 여전히 아쉽습니다. 체리 청축과 메커니즘은 완전히 동일하나, 스위치가 올라오면서 스위치의 상단 하우징(속칭 뚜껑)을 때리는 느낌과 소리가 체리청축에 비해 심하게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장착된 스위치는 단가가 조금 높아지더라도 체리MX 축이나 호환축 중에서는 평이 가장 좋은 카일 축을 사용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키보드 하우징에 따라서도 동일한 스위치이지만 타건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키크론의 키보드 만듦새는 대부분의 키보드처럼 플라스틱 하우징을 사용했습니다. 플라스틱 하우징을 사용하면 스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통울림이 발생합니다. 또한 저렴한 키보드의 경우 스태빌라이저 소음이 심하거나 키감이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키크론 K12의 경우 통울림이 당연하게도 존재합니다. 내부 흡음재가 없어서 발생하는 현상인데, 타건시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타건감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스태빌라이저의 철심 소리는 스페이스바와 엔터키가 생각보다 시끄러워서 별도의 윤활을 해야 사용할 만 합니다.
키캡은 일반적인 ABS 키캡입니다. 키캡 높이는 OEM 방식의 키캡과 거의 동일합니다. 키캡 만듦새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ABS보다는 PBT 키캡이 더 좋습니다. ABS 키캡의 특징이지만 손에 묻은 유분기가 쉽게 키캡 표면에 묻어나는건 아쉽습니다.
키캡에 새겨진 글자의 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대신 LED를 켰을 때 키캡의 글자에 빛이 나오는데 LED를 끄게되면 글자가 흐려 잘 안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는 사용자에게는 충분할 정도의 퀄리티입니다. 그러나 중/고가의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거나, 커스텀 키보드를 사용하는 하이엔드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3. 키 배열과 Fn 키 조합
61key 키보드의 가장 중요한점은 바로 Fn1과 Fn2키에 할당된 레이어에 어떤 키를 어디에 배치했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풀배열이나 텐키리스와 달리 61key는 기능키(F1~F12)와 Del, End, PGDN, PGUP, 방향키 등의 키가 없기 때문에 Fn1과 Fn2를 눌러 키보드 레이어를 변경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특수키의 경우 타사 키보드와 큰 차이 없이 우측에 Fn1 키와 조합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키보드 각인을 보고 사용해야 하지만 익숙해지면 손쉽게 오른손만으로 여러가지 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아직까지 적응이 힘들었던건 바로 방향키 입니다.
키크론 K12의 방향키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 배치한것 같습니다. 해피해킹처럼 독보적인 위치의 키보드라면 대부분 사용자가 해당 키보드에 맞춰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키크론은 macOS와 완벽하게 호환되고 다양한 기능을 내포하고 있는 다기능 키보드로 다수의 애플키보드 또는 타사 키보드 유저들을 빼앗아 와야 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대다수의 61Key 키보드가 Fn + WASD 조합을 방향키로 채택하고 있는데 반하여 키크론 K12는 Fn + KM,. 라는 변태(?)적인 키 배열을 채택했습니다. 아마 제조사의 생각은 오른손 한손으로만 방향키를 조작할 수 있도록 의도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방향키와 달리 윗방향키가 너무 좌측으로 쏠려 있어, 기존 방향키가 있는 키보드 사용자가 적응하기에는 배열이 너무 어색합니다. 또 기존의 61Key 키보드 사용자들이 WASD 조합으로 사용하다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KM,. 배열로 다시 적응하기도 애매합니다.
QWE 키가 블루투스 1,2,3 전환키로 설정해 놓아서 WASD를 방향키로 설정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솔직히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블루투스 전환하는 횟수보다 방향키를 사용하는 횟수가 더 많을텐데 왼손에서 가장 손쉽게 닿을 수 있는 QWE 키에 블루투스 전환 키를 넣은건 큰 실수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Fn + ZXC키에 블루투스 전환을 넣고 Fn + WASD를 방향키로 설정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4. 타건감
클릭방식의 청축은 타건시 짤각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소리를 통해 사용자가 키가 입력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소음이 발생해 정숙함을 요구하는 장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키크론 K12 게이트론 청축의 경우 입문용으로 무난한 타건감을 제공합니다. 클릭 방식의 스위치는 입문용에서 많이 쓰이고, 대부분의 마니아 층에서는 넌클릭 방식이나 리니어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클릭방식의 스위치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게이트론 갈축 또는 적축 제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키크론 K12 모델 중 핫스왑이 가능한 모델을 구매하면 원하는 스위치로 손쉽게 교체가 가능합니다. 61키를 모두 교체하는데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5. 체리 MX 흑축으로 교체
이번 사용기에 사용한 스위치는 체리 MX 흑축입니다. 높은 키압이 약간 부담스럽지만, 키 입력 후 빠르게 원위치로 복귀하는 점 때문에 높은 키압의 스위치를 선호합니다. 높은 키압을 가진 스위치 중에서는 체리 MX 스위치가 타사에 비해 내구성이 높고, 오랫동안 생산된 스위치라 신뢰도가 높아 체리 MX 스위치를 가장 선호합니다. 과거 커스텀 키보드를 DIY할 때 역시 체리 MX 흑축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여분의 체리 MX 흑축을 키크론 K12 키보드에 교체해서 다시 타건해봤습니다.
모든 게이트론 스위치를 제거하고 체리 MX 스위치를 다시 장착한 뒤 스태빌라이저만 별도로 윤활했습니다. 단순 교체만 한다면 10분 정도면 충분히 교체가 가능합니다.
6. 스위치 교체 후 보유중인 키보드와 타건 비교 영상
현재 가지고 있는 키보드는 이번에 제공받은 키크론 K12를 포함하여 위 사진과 같이 총 5대 입니다.
좌측부터 아래와 같습니다.
- BM43a 커스텀 키보드 (체리 MX 흑축)
- 키크론 K12 (게이트론 청축에서 체리 MX 흑축으로 변경)
- 레오폴드 FC660C (정전용량 무접점)
- Anne Pro 2 (게이트론 갈축)
- Varmilo MIYA Pro Mac (체리 MX 갈축)
이중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는 BM43a 키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레오폴드 FC660C 무선개조 제품도 사용빈도가 높은편입니다.
BM43a 키보드의 경우 부품만 구매하여 직접 DIY 한 제품이라 스위치, 스태빌라이저 모두 윤활하였으며, 통울림 감소를 위해 내부 흡음재를 넣은 제품이라 가장 좋아한는 타건감을 선사합니다.
레오폴드 FC660C는 정전용량 무접점키보드라 토프레 특유의 도각거리는 타건감과 최근 지인에게 맞춤 제작한 호두나무 키보드 손목 받침대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크론 K12 제품을 게이트론 청축에서 체리 MX 흑축으로 변경한 결과, 스위치 특성에 따른 소음은 많이 감소하였으나, 스태빌라이저 소음이 덜 잡혔고, 여전한 통울림 때문에 주력 키보드에 비해 타건감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계식 키보드 자체에서 오는 타건감은 입문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7. 총평
입문용으로는 충분한 키보드 자체의 마감과 만듦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키캡의 만듦새는 괜찮지만 재질에서 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61Key 키보드의 경우 일반적인 사용자보다 키보드 마니아나 개발자 등 의 직업군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인데 반하여, 단순 기능에만 초점을 둔 점이 아쉬었으며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Fn1과 Fn2 레이어중 일부 키의 배치는 사용성과 접근성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대신 모든 키를 핫스왑해서 원하는 체리MX 호환 스위치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는 점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애플키보드와 거의 동일하게 macOS에서 동작하는 기계식 키보드라는 장점때문에 많은 macOS 사용자들이 선택합니다. 그간 macOS에서의 사용 편의성에 초첨을 두고 계속 개발해온 키크론 제품군이 키보드 본연의 타건감과 키캡에 조금 더 신경써서 저가형 키보드와 차별화된다면 많은 키보드 매니아층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후기는 지티기어로 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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